2022년 11월부터 핀테크 스타트업 파이퍼블릭에서 엔지니어링 리드로 합류하게 되었다. 블로그에 처음으로 쓰는 내용에는 그간 어떻게 살아왔는지 간단히 적어보려한다. 이번 포스팅에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팀 빌딩, 일하는 방식, 그리고 문화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팀 빌딩
우리같은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서는 채용이 항상 가장 어렵다. 보상 및 시장의 불안정성, 제품의 성공에 대한 확신을 담보하기 어렵기도 할 뿐더러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기대하는 수준과 회사에서 지원자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많이 차이나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바쁘고 리소스가 부족하다고 해서 아무나 채용할 수는 없다. 우리같은 작은 조직에서는 각 1명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이 잘 맞지 않는다면 서로가 고통스러울 뿐이다.
고민끝에 전 직장인 kcd 에서 했던 채용프로젝트를 여기에서도 유사하게 도입하였다. 먼저 지원자 분 혹은 추천받은 분과 캐쥬얼톡을 진행하며 서로간의 핏을 확인한다. 이후 상호동의하에 채용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대략 12시간정도의 리소스를 쏟았을 때에 아웃풋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과제(프론트엔드 우선)를 선별하였다. 내가 프론트엔드가 메인이 아니기 때문에 프론트엔드 개발자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아가며 과제 수준을 다듬었다.
이후 지원자 분과 함께 슬랙 채널에서 과제 요구사항 및 진행상황 그리고 코드리뷰를 진행하며 과제를 완성해 나간다. 이는 우리가 기술적인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있느냐보다 불명확한 요구사항속에서 문제를 뾰족하게 정의하고 그 정의한 이유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why를 구성원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가 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와 같은 일들은 정말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분을 모셨을 때에 영향력이 큰 것을 잘 알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1:1 체크인
엔지니어링 팀 구성원들과 매주 혹은 2주마다 체크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 직장인 kcd 에서 나의 리드였던 양웅철(현 relate cto) 님과 1:1 체크인을 통해 정말로 많이 성장했고 그 경험들을 현재 팀 구성원 분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같이 전달하고 싶었다. 현재는 xl8의 프론트엔드 리드로 계시는 배휘동님의 포맷을 사용중에 있다. 처음에는 1대 1 체크인을 어려워하시다가 지금은 서로 좋은 고민거리를 나누고 있고 팀원들의 생각을 잘 알 수 있어서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회고
올해 1월부터 프로덕 팀은 나를 포함한 엔지니어 3, 디자이너 1분, COO 1분(pm 겸직) 이렇게 매주 금요일마다 회고를 진행하고 있다. KPT 템플릿을 통해 우리가 팀으로서 무엇을 잘했고 유지할지(keep)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problem)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시도(try) 를 할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이를 통해 문제를 방치하기보다는 더 나은 방식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물론 항상 문제정의와 시도가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발전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프린트
합류 후 초기에는 2주 단위 스프린트를 잡고 그 스프린트 안에는 우리가 하기로 한 작업들을 최대한 마무리하자 라고 그라운드 룰을 정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문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었는데 지금에 와서 그 이유를 복기해보았는데..
스프린트가 끝났을 때에 실질적으로 완성된 작업물이 나와야했는데 당시에는 백엔드 개발만 진행하고 사용자들이 볼 수 있는 프론트화면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실제 결과물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추상적인 스프린트 회고를 이어가게 되었고 어느새 관성적인 주간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팀원분들과 회고 때 논의한 끝에 액션아이템으로 매주 월요일날 전사회의에서 우리가 이번주에 할 일을 공유하고 그 주 금요일 마지막 시간에 우리가 작업한 결과물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시간들을 갖고 있다.
당연히 처음에는 부담을 가지기도 하고 첫 스프린트 결과물의 완성도가 (의도적이지만) 높지 않아서 피드백도 딱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몇 사이클이 돌다보니 결과물이 계속해서 개선되어 가고 팀 내에 건강한 긴장감과 만족도 자체도 높아지고 있다.
돌아보며
지금까지 기대했던 부분, 계획했던 부분들이 항상 잘 맞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 좌절도 하고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있는 구성원 분들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 나아지려고 하는 모습들이 좋다.